함덕 곶자왈 공장지역 변경...주민 강력 반발
"수많은 숨골 존재, 곶자왈 외형도 그대로 유지"
"상장머체 용천수 많은 이유...빗물 함양하기 때문"
"공장지역 개발될 경우 지하수에 심각한 악영향"

26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상장머체 일대에서 열린 기자회견. : 제주인뉴스
26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상장머체 일대에서 열린 기자회견. : 제주참여환경연대

 

상장머체라고 불리는 도내 최대 곶자왈 지역에서 공장 신축 등 개발행위를 허용하기 위한 도시계획 재정비가 추진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함덕 주민과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의 현지조사 결과 해당 지역엔 수많은 숨골이 존재하고 곶자왈의 외형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는 ‘2030 제주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상장머체 지역을 보전관리지역을 개발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토지의 외형이나 주변 조건 등을 평가한 결과 상장머체 지역은 토지적성평가 4등급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4등급과 5등급은 개발 적성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을 개발 용도인 계획관리 지역으로 변경이 가능하게 된다.

토지적성평가는 토지의 환경 · 물리 · 공간적 입지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검증기관의 검증을 거쳐 그 결과를 도시계획에 활용하기 위한 제도다. 

 

조천읍 함덕리 상장머체 일대서 확인된 숨골. : 제주참여환경연대
조천읍 함덕리 상장머체 일대서 확인된 숨골. : 제주참여환경연대

 

함덕 곶자왈. : 제주참여환경연대
함덕 곶자왈. : 제주참여환경연대

 

함덕리 주민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전국적 기준으로 토지의 외형만 보고 판단하는 토지적성평가는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지하수의 중요성과 지하수를 함양하는 기능을 평가한 지하수보전등급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타 지역은 97%를 지표수에 의존하고 지하수 의존 비율은 매우 낮지만, 제주도는 98%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지하수보전등급을 무지하고 토지적성평가만을 기준으로 개발 가능한 곳으로 변경하려는 제주시의 행태는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의 행정기관’이라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2015 제주도 도시관리계획’에 용도지역 구분 기준을 보면 지하수보전2등급지는 우선보전지역으로 지정하도록 돼 있으나 토지적성평가 4등급이라는 이유로 제주시가 개발적성으로 분류하는 것은 자신이 마실 물을 더럽히는 무개념 행정을 강행하려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는 여전히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함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곶자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곳 함덕곶자왈 상장머체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이유는 제주 도민들에게 이곳이 곶자왈로서 숨 쉬고 있고, 이곳을 틀어막는 계획관리 지역으로 변경하는 제주시의 계획이 타당한지 판단을 요청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상장머체에는 곶자왈 지형과 지질, 숨골 뿐 아니라 산림청 지정 희귀 식물이자 환경부 적색식물목록에 포함된 골고사리가 자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제주시가 공동조사를 제안한다면 언제든 응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함덕 곶자왈은 이곳에 토지를 가지고 있는 몇몇 토지주의 재산권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제주시는 토지주들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는 민원을 근거로 이곳을 공장과 폐차장까지 들어설 수 있는 계획관리 지역으로 변경하려고 하지만, 이곳은 전체 함덕 주민과 매우 이해관계가 밀접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에서 함양된 지하수는 함덕해수욕장 곳곳에 있는 용천수로 솟아 나온다. 하나의 용천수에서 나오는 수량이 하나의 하천에 흐르는 수량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용천수가 나오고, 그런 용천수가 많은 이유는 함덕해수욕장과 이어져 있는 이곳 상장머체에서 빗물을 함양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함덕해수욕장은 제주도의 해수욕장 중에서도 수질이 깨끗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함덕해수욕장의 수질이 깨끗함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함덕해수욕장의 풍부한 용천수 때문이다. 차고 맑고 풍부한 용천수가 오염농도를 낮출 뿐 아니라, 구멍갈파래 등 문제가 되고 있는 해조류의 형성을 억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상장머체를 계획관리지역으로 만들어 개발하면 지하수가 함양되지 않을뿐더러 개발된 곳 주위로 오염원이 지하로 유입돼 용천수 수질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의 생사는 함덕해수욕장과 함덕 주민의 생사에 직결된 함덕 주민과 도민 모두의 문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를 시행하고 있는 오영훈 도정의 진정성과 의지를 이곳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제주시가 변경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보물 함덕해수욕장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도 제주시의 후진적 행정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곶자왈사람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6일 오전 '함덕 곶자왈 도시계획 변경 반대 함덕주민회'와 함께함덕 상장머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지역 숨골과 식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제주참여환경연대
곶자왈사람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6일 오전 '함덕 곶자왈 도시계획 변경 반대 함덕주민회'와 함께 함덕 상장머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지역 숨골과 식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제주참여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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