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PF 대출잔액·연체율↑
금감원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 매우 낮다"

: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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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과 대출잔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지난해 4분기 국내 은행들의 신규 부실채권은 5조7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조4000억 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조6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은행권에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가 5년 만에 최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부실채권은 2018년 4분기(7조1000억 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맞물리면서 은행이 기업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이 전 분기 대비 1조3000억 원 늘면서 4조4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 악화, 부동산 PF 부실 등의 영향으로 은행이 보유한 일부 기업의 채권에서 부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 등의 위험 요인을 고려해 은행권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 금융감독원
자료 : 금융감독원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국내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 중 매각, 상각 등의 방식으로 직전 분기보다 1조4000억 원 많은 4조7000억 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하지만 신규 부실채권이 이보다 더 크게 늘면서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잔액도 작년 말 현재 12조5000억 원으로 6개월 만에 2조 원 불어났다. 부실채권 비율 역시 작년 말 0.47%로 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금융지주사들도 부실채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그룹의 추정손실은 총 1조966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8.8% 급증했다. 추정손실은 부실채권 중에서도 가장 건전성이 낮은 단계로 12개월 이상 연체돼 금융사가 회수를 사실상 포기한 채권을 말한다. 부실채권 급증은 은행 등 금융회사의 실적 악화와 건전성 우려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 금융당국은 PF 대출 연체율이 증가했지만 과거 부동산 위기 때 대비 낮은 수준이며, 미분양도 크게 낮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총선 이후 PF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21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세간의 우려가 과도하며, 금융권으로 부실이 전이되거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유의미한 정도의 PF 사업장은 금감원과 금융위원회가 관리와 지도를 하고 있으며, 상반기 내에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만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이 금감원장은 "2022년 중반부터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거시금융 책임자들과 2년 가까이 논의한 상황이고 다양한 사안을 점검했으니 소위 말하는 '4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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