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접근 제한"
"경쟁 방해··· 배타적·관행에 의존하는 전략 추구"

미국 정부가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대한 액세스를 제한, 불법적으로 경쟁을 막았다고 주장하며 애플을 상대로 대규모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미 당국까지 애플을 정조준하면서 애플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양쪽에서 법적 분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뉴저지 연방법원에 21일(현지시간) 제기된 이 소송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아이폰(iPhone)에 대한 통제권을 사용해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며 불법적인 행동에 관여"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가고 있다. : CNN 기사 본문 캡처
사람들이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가고 있다. : CNN 기사 본문 캡처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 법무부와 16개 주 법무장관은 뉴저지 연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아이폰 기능을 통제해 경쟁 업체의 소프트웨어를 아이폰 사용자가 사용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애플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 배포에서 가지는 통제권을 남용해 경쟁사의 혁신적인 기능을 차단하고 애플 운영체제(OS)가 아닌 다른 기기로 갈아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애플은 그동안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차단 등 안전성 강화를 이유로 자체 서비스가 아닌 타사의 메시징 플랫폼, 디지털 지갑, 스마트워치, 모바일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차단해왔다.

최근 10년간 애플 매출에서 아이폰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애플 점유율은 미국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의 70%, 미국 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65%를 넘어선다. 애플은 아이폰을 최대 1600달러(국내 아이폰15 프로맥스 1TB 기준 25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소장을 통해 “이번 사건은 애플의 반경쟁적이고 배타적인 행위로부터 스마트폰 시장을 해방시키고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쟁을 회복해서 개발자들의 수수료는 절감하고 미래를 위한 혁신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을 어기는 회사 때문에 소비자들이 비싼 돈을 내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애플이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배타적이고 반경쟁적 관행에 의존하는 전략을 추구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적은 선택지, 비싼 가격과 수수료, 저품질 스마트폰과 앱, 주변기기, 애플과 경쟁사의 퇴보를 의미한다. 또 개발자에게는 애플을 경쟁에서 보호하는 규칙에 얽매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은 미 법무부의 애플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에 대해 "이번 소송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획기적인 사건이며, 빅 테크 기업을 겨냥한 반독점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에 나섰다. 애플은 이날 성명에서 "이 소송은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차별화하는 원칙과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이번 소송이 그대로 인용되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교차하는 애플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종류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소송은 미 법무부가 2019년 애플의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진행된 것이다. 소송의 핵심은 경쟁사들이 다양한 독점 기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애플의 전략이 반경쟁적 관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앞서 지난 2020년 미 하원은 애플을 포함한 빅테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를 폐쇄적으로 유지하며 개발자들에게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틴 양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애플 앱스토어의 마진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반독점학과의 빌 코바치치 교수는 “연이은 소송과 이에 따르는 철저한 감독이 이러한 기업들의 운영 방식에 큰 걸림돌이 되는 시점이 왔다”며 “설령 애플이 승소하더라도 중요한 의미에서는 패배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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