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 서귀포시 상하수도과 요금팀장

김현석 : 서귀포시 상하수도과 요금팀장
김현석 : 서귀포시 상하수도과 요금팀장

표준국어대사전은 맛집을 ‘음식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음식집’으로 설명한다. 서귀포시 상하수도과에서는 맛집을 ‘수도 사용량이 많은 음식점’으로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여행할 때 맛집을 먼저 찾는다. 관광객이 북적이는 음식집이 아니고 진짜 현지인이 찾아가는 ‘숨은 진짜 맛집’을 가고 싶어 한다.

몇 년 전이었다. 전화가 왔다. 공무원이 지역을 가장 잘 아니 맛집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나는 택시를 타서 기사님에게 즐겨 가는 식당을 물어보고 기사님이 대답하는 식당이 ‘숨은 진짜 맛집’이라고 말했다.

다시 전화가 온다면 나는 '맛집은 검침원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말할 것이다. 요금팀장으로 검침원과 같이 검침한 적이 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00식당에 가기로 했다. 검침원이 '강 먹어보진 안해신디예, 거기 맛집이우다'. 가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는지 궁금했다. '검침하당 보믄 물 많이 쓰는 식당이 이신디예 거기가 ‘숨은 진짜 맛집’이라 마씀' 정말 ‘숨은 진짜 맛집’이었다.

처음 검침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그만두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현재 서귀포시 상하수도과 검침원들은 대부분 오래 근무하신 분들이다. 검침원들은 시정 참여에 보람을 느끼고 검침에 자부심을 품고 근무하고 있다. 

또한 '이 음식점은 장사 잘 되당 주인이 요새 아팡 문 닫안마씀', '이 호텔은 벌써 단수 3번이나 해수다' 등 구역 내 사정을 속속히 잘 안다. 검침원은 주민 가장 가까이서 활동하는 공무 수행자이다.

주민 여러분은 길에서 갈고리를 들고 계량기를 보고 있는 검침원을 보시면 따뜻한 눈길로 인사하고 친해지면 살짝이 '여기 숨은 진짜 맛집 어디마씀'이라고 물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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