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도민의방서 출마 입장발표 기자회견
“‘신사도’의 제주도지사 출마 촉구에 감사”

“지난 15일 저에게 제주도지사 출마를 촉구한 ‘신사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랑과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제 대답을 듣기 위하여 오늘, 5월 23일 미리 예약해 두었던 이 자리를 빌어서 제 말씀을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출마 촉구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23일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6.13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전지사는 “여러분이 지적하는 것처럼 정책은 오간 데 없고 비방과 폭로,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시정잡배의 뒷골목 같은 이번 도지사선거판에는 발을 담글 수 없다”며 “4년 전 도지사선거는 아름다운 선거판이었다”고 지난 선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원희룡 후보 때문이다. 도민들의 넉넉한 지지를 받던 그에게는 불법이나 부정, 비방, 폭로 등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선거였고 평생, 상대후보의 부정, 선거공작과 허위사실 공표, 고소 고발로 더러운 선거판에 휘말렸던 저로서는 모처럼 원희룡 후보와 정책중심으로 아름다운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며 “지금도 도민여러분과 원희룡 후보에게 가지고 있는 이 고마운 마음을 저는 지켜가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전지사는 6.13도지사선거 후보들에게 두 가지를 충고했다.

그는 ▲프란시스코 교황께서는 세월호 참사 직후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정치는 공익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공익을 위한 정치를 할 자질을 갖춘 자가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이기적이요, 공익이 아니라 사익을 목적으로 정치를 한다면 이는 부패한 일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며 ”도지사 후보는 도지사로서의 자질에 대하여 스스로 살펴야하며 그런 다음에 고향 제주도의 항로를 정확히 짚어내고 제주도라는 배에 함께 타고 있는 도민들이 그들의 만족된 삶과 안전을 위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사익이나 당선만 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식의 개인적 욕망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4.3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4.3을 민중항쟁이라고 정의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진실을 숨겨둔 껍데기 시 류일 뿐 우리 제주의 시대정신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1998. 11. 23.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4.3은 대한민국 건국을 저지하기 위한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라며 ”이 4.3의 진실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계속성과 제주의 자존을 수호하는 시대정신이다. 도지사 후보들이 이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역사 앞에서 시대정신을 몰각하는 비겁한 일이다. 무고한 4.3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6만 4.3희생자 유족들을 표로만 계산하는 참으로 염치없는 인간들이 하는 짓“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에도 한 마디 충고했다.

신구범 전 지사는 “어느 언론은 이번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제주판 3김에 대하여 ‘무덤을 향해 가는 3김의 잔영들을 (이번 선거에) 다시 소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라고 말했다”며 무덤을 향해 가는 3김의 한 사람으로서 묻는다며 ”도대체, 3김을, 누구와 비교하여 평가한 말입니까? 3김과 원희룡 도지사는 무엇이 다른 것입니까. 3김은 제주 정치사에서 폄훼되고 능욕당하고 학대받아야 할 대역죄인입니까? 언론에서 누구든지 이 물음에 대답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제주언론은 무덤을 향해가는 3김을 시비할 게 아니라 스스로가 4.3의 허위에 대해 침묵을 지켰던 비겁에 대해서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번 도지사선거에서는 그동안 관행처럼 용인되어온 선거적폐를 말끔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언론의 반성을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이러한 기대가 이번 도지사선거에서도 무산된다면, 수상 직을 떠난 지 15년 만에 금년 93세의 나이로 다시 정계에 복귀한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수상처럼 앞으로 4년 후 80세의 나이로 제주도지사의 자리에 복귀할 제주판 3김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두고자 한다”며 “4년 전처럼 아름다운 도지사선거를 염원하며, ‘신사도’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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