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비례대표축소 발표...몰상식적인 정치야합"

비례대표 축소에 따른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제주특별자치도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론조사를 토대로 이번주 국회의원 입법으로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환경운동연합(김상빈, 문상빈 공동의장)은 26일 성명서를 내고 “도정은 아직도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의 '시대역행'이라는 비판과 질책이 한참 모자란 모양“이라며 ”얼마나 더 강한 비판과 질책을 받아야 여론을 듣는 귀가 열릴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월 12일 원희룡 도지사와 신관홍 의장, 강창일·오영훈 국회의원은 간담회를 갖고 도의원 정수조정 문제를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합의한 후 도민공청회 한번 없이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비율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해버렸다”며 “도지사와 국회의원, 도의회의장의 몰상식적인 정치야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 정부의 정치개혁의 핵심은 불합리한 소선거구제를 극복하고 표의 등가성을 확보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있다”며 “전국 230개 노동계.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지방의회 선거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고, 구체적인 방안을 8월까지 마련하여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렇다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특별법상 지방의회 비례구성 비율이 20%로 정해져 있는 제주도에서 좀 더 확대된 정치개혁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할 책무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4년 도의회 선거에서 정의당은 6.10%를 얻었으나 의석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36석 기준으로 한다면 1석은 기본이다. 2006년 도의회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득표율 20.1%를 얻었으나 5.56%의 의석비율에 해당되는 단 2석만을 차지했을 뿐이다. 반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과 민주당이 35.79%(2010년), 37.82%(2014년)의 득표율로 각각 50%, 44.4%의 의석을 차지해 표의 비등가성에 따른 최고의 혜택을 누렸다.

특히 “지난 2014년, 2010년 제주도의회 선거에서 소수정당들은 득표율에 비해 의석을 적게 얻거나 의석을 얻지 못했다”며 “그래서인지 제주도에서는 민주당이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는 선거제도 개선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30%대의 비례구성을 전제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면 기존 20%의 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가장 먼저 20%를 도입한 제주도라면 30%를 도입 못할 이유가 없고 그보다 더 많은 비율을 도입하는 정치실험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정치개혁 실험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현 도지사나 국회의원들에게는 전혀 없다는 것이 문”라며 “제주도를 그저 영리병원이나 영리학교 같은 실험장으로만 이용하려는 국토부의 정책만 숭배하는 기득권 수구정치세력이 문제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에 맞춰 지방의회선거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선돼야 한다”며 “제주도가 정치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의 즐거운 실험장이 되고 최우선적으로 혜택을 누리는 정치 1번지로서 자리매김하려면 금번 비례대표 축소 시도는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도지사나 국회의원, 도의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정치시스템을 개혁해 나갈 의지나 역량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 한 이상 도민들의 감시와 비판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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