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철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 현승철 서귀포시 공원녹지과장 ⓒ제주인뉴스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고 기온은 내려갈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문명의 발달이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이상기후를 가져왔다고 한다. 며칠 전에 아는 분을 낮에 도로상에서 만나기로 하여 약속장소에 다다르니 그 분이 먼저와 있었다.

땡볕아래서 기다리다 만나자마자 하는 말이 가로수를 강전정하여 그늘을 없앴다고 나보고 반성을 하란다. 맞는 말이다. 가로수는 도시미관상 정비를 하기도 하지만 상가가 있는 대부분의 가로수들은 상호를 가려 생업에 지장이 있다거나 낙엽으로 불편하다는 민원으로 강 전정을 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신서귀포에 식당들이 즐비한 곳에 요즘같이 무더운 날 점심시간에 보면 많은 사람들이 양쪽으로 심어진 가로수 그늘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가로수가 상호를 가려 영업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만을 할 것이 아니라 점포앞 환경을 더 좋게 한다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올해 초에는 유난히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에 지장을 주더니, 미세먼지주의보가 뜸해지자 바로 하늘에서 폭염을 쏟아낸다. 해를 거듭할수록 미세먼지에다 기온이 상승하고 열대야가 많아지는 등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이것에 대한 대안은 숲 조성 밖에 없다고 하여 세계가 숲 조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숲의 주는 가치는 엄청나다. 특히 도시숲은 미세먼지(PM10)농도를 평균25.6%, 초미세먼지(PM2.5)농도는 평균40.9% 저감하는 효과가 있으며 더운 여름철에는 열섬완화 효과가 있어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C 낮춰주고 평균 습도는 9~23% 높여준다고 한다.

버즘나무(플라타너스)한 그루가 하루 평균 15평형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도심지 심어진 나무 한그루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결코 적지 않다.

산림청에서 추진하는 도시숲 조성 확대와 환경부의 생태복원사업 등도 이러한 숲이 주는 혜택 때문인 것이다.

외국의 숲조성사례를 살펴보자. 외국에서는 이미 수평적 공간의 숲 조성을 넘어 수직 숲을 조성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는 2014년에 수직숲 건물이 준공되었고, 스위스 로잔에는 수직숲 빌딩을 건설 중이라고 하고, 중국 류저우시에는 아예 도시 전체를 수직 숲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수직 숲이란 건물 벽면을 입체화하여 나무와 풀 등을 식재하여 숲을 조성한 건물을 말한다.

이제 우리들도 나무와 숲의 소중하다고 생각만 할 때가 아니라 심고 가꾸어야 할 때다. 공간이 되는 곳에는 나무를 심어 가꾸고, 나무를 심지 못할 곳에는 화분이라도 가꾸자. 식당을 이용할 때도 점포 앞에 가로수와 화분이 멋지게 가꾸어진 곳을 찾아가자.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하면 점포에서도 저마다 가로수와 화분들을 잘 가꾸려고 노력하지 않을까하고 엉뚱하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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