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이 제주 해군기지에서의 국제관함식 개최를 수용하기로 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회장 강희봉)는 지난 28일 마을회관에서 오는 10월 예정된 국제관함식 개최 수용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한 결과 투표 참가자 449명 중 85.7%인 38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는 향약상 강정마을에 5년 이상 거주한 만 2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투표 대상 전체 주민은 1100여 명이지만, 부재자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주민은 800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449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385명(85.7%)이 동의했고, 62명(13.8%)은 반대표, 2명은 무효표를 냈다.

강정마을회는 앞서 투표율에 관계없이, 더 많은 표를 얻은 쪽을 공식 입장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25일 '강정마을 주민투표 결과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국제관함식은 계획대로 제주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강희봉 마을회장은 "주민투표를 통한 결정이 진정 강정마을 발전과 주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부 반대 주민이 지난 3월 마을 임시총회에서 국제관함식 거부 결정이 났다고 주장하지만, 그동안 분명 상황 변화가 있었고 그에 따라 감사들이 향약을 검토한 결과 주민투표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회장 강동균)가 청와대 발표 다음 날 국제관함식 제주 유치 계획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한 상태여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반대주민회는 당시 "주민투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마을총회에 조직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총회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또, 반대주민회는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함께 오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을 예고했다.

이들 단체는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군사력 과시의 장으로 만들 해군의 국제관함식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