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서귀포시 총무과

▲ 김경환 서귀포시 총무과 ⓒ제주인뉴스

아침 출근길, 봄바람에 실려 오는 향긋한 꽃향기가 어느덧 봄이 한창에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한다. 이맘 때 쯤이면 수 년 전 봄날 떠났던 여행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늦은 밤에 공항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숙소를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타야만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초행길인데다가 언어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택시를 탄다는 것에 대한 왠지 모를 두려움마저 가지고 있었던 나였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터라 큰맘먹고 택시를 잡았고, 혹여나 기사님이 우리를 속이지는 않을까 싶어 뒷좌석에 앉아 휴대폰을 통해 수시로 경로를 확인했다.

택시가 출발한지 5분정도나 지났을까? 택시는 휴대폰이 안내하는 방향과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바가지를 쓰는 것은 아닐까?’, ‘납치라도 당하면 어떡하지?’ 여러 가지 걱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나의 걱정과는 반대로 택시는 우리의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하였다. 그것도 예상시간보다 더 빠르고, 예상요금보다 더 저렴하게.

괜스레 기사님을 의심했던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함께 승객이 길을 잘 모른다하여 속임수를 쓰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 하셨던 기사님에 대한 감사함이 교차하였다. 기사님 덕분이었는지 그 곳에서의 시간은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내 가슴속에 남아있다.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택시 기사님을 통해 내가 느꼈던 감정은 우리 공직자들이 왜 청렴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을 찾게 해 주었다.

제주도에 공직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도민이다. 우리 사회는 공명정대한 자세를 갖춘 공직자를 원하고 있고 더 나아가 고객감동의 행정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청렴한 공직문화를 통한 도민의 신뢰는 모두가 행복한 제주도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일선에서 접하는 민원인 한 분 한 분에 대한 거짓없고 따뜻한 응대가 요구되고 있다. 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소극적인 의미의 윤리가 아닌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그것이 도민의 기쁨과 행복으로까지 직결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는 더 높은 차원의 윤리의식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암묵적인 관행, 관습 등은 과감히 버리고, 공직자의 자발적 참여와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시스템 대한 연구도 꾸준히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택시기사님의 이야기처럼 공직자 한사람 한사람의 청렴이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친절과 행복까지 함께 전달해 준 다는 생각을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여 공정하고 깨끗한 청렴문화가 우리사회에 오롯이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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