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찬 삼도2동장

▲ 홍경찬 삼도2동장 ⓒ제주인뉴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새벽에 일어나 집 앞을 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곤 했다. 내 집 앞 뿐 만 아니라 이웃집 앞도 청소해 주며, 이웃 간에 정을 쌓는 것은 물론 제주만의 정겨운 골목길의 청결을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요즘은 내 쓰레기를 옆집 앞에 몰래 버리는 사람들도 생겨나 이웃 간에 쓰레기로 인한 싸움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내 집 앞을 내가 청소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누군가 청소하겠지’, ‘미화원들이나 마을단체에서 청소할 거야’하는 등의 생각으로 청소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청소하지 않는 내 집 앞을 누가 매일 청소하여 깨끗하게 해 줄 수 있겠는가.

하여 삼도2동에서는 작년부터 매월 5일에 내 집·내 점포 앞 내가 쓸기 운동을 전개하여 주민 스스로 자기 집 앞을 깨끗하게 만들자는 청결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동 주민센터와 각 자생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삼도2동 관내를 5개 구역으로 나누어 청소를 실시함은 물론,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캠페인 전개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에게 ‘내 집 앞 내가 쓸기’ 운동에 참여를 부탁드리면, “내가 버린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청소를 하느냐”, “집밖의 도로를 청소 하는데 왜 쓰레기봉투를 내가 부담해서 버려야 하냐”는 등의 항의를 하는 주민들을 간혹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내 집·내 점포 앞의 쓰레기가 날려도 내가 치우면 손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 집 앞을 깨끗하게 청소해 달라고 요구는 하면서 스스로 참여하여 깨끗한 골목을 만드는 데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쓰레기 배출방법을 알면서도 분리하기 귀찮아서, 남들도 지키지 않는데 나만 지킬 필요 있느냐고 생각하며 불법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주민들도 있다. 심지어 쓰레기를 버리는데 돈을 내고 종량제 봉투를 사서 버리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이와 같은 생각이 불법 쓰레기를 양산하고 우리주변 환경을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소 불편할 수는 있지만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내 집 앞은 내가 쓸기, 공공시설물은 내 것처럼 소중히 사용하고, 조금은 수고롭더라도 쓰레기 배출 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기준에 맞춰 배출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의식이 정착이 되어 갈 때 우리 주변 환경은 깨끗해지고 이로 말미암아 청정제주로 거듭날 수 있다.

도시 전체가 일부 주민만으로 깨끗하여 질 수 없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집 앞부터 참여하여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모습으로 실천할 때 깨끗한 거리가 값진 선물로 우리 곁으로 되돌아오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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