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혜란, 시평/현달환

▲ 남혜란 시인 ⓒ제주인뉴스

아파요
당신을 알고 난 뒤부터요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살아갈 의미가 생겼어요
당신만 제 곁에 있으면요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지듯
누군가의 질투로
잠깐 상처가 생긴 것뿐이에요

당신 어깨처럼 든든한 기둥은 없을 거예요
당신 가슴처럼
넓고 포근한 이불은 없을 거예요
내가 눈물 나려 할 때
당신의 이불 펴서 잠시 쉬었다 갈게요
거액의 향수보다
당신의 삶의 땀 그 냄새가
더 향기롭고 좋아요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행복해요

위험한 사랑 길을 건너야 할 순간이 오면
당신이 내 손 꼬옥 잡아 줘요
                  -남혜란의 ‘당신의 사랑’


사랑하면 왜 아플까?
사랑하면 아픈 이유가 있다. 흔히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고 무관심이라 한다. 무관심의 반대는 관심이다.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은 나름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할 때 가슴도 아프고 눈물도 흘리고 두근거리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대상은 나의 분신이지만 나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보고픔이 있다는 것이다.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지듯/ 누군가의 질투로/ 잠깐 상처가 생긴 것뿐이에요'라는 외마디 외침이 이 겨울 찬바람에 더욱 흩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 겨울의 찬바람을 이겨내고 싶다. 이 겨울은 점점 깊어가는 데, 사랑 또한 깊어지기를 소원해본다.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으니깐.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시인 현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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