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 공동성명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된 피해 여성을 추모합니다"

“미흡한 초동대응으로 가해자 놓친 여성 살해 사건,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경찰의 부실한 수사 대응을 강력히 규탄하며, 유사 범죄 피해예방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촉구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된 피해 여성을 추모합니다.”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또 다시, 여성 관광객 대상 살해사건이 제주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했다. 이 사건은 ‘제2의 제주 올레길 사건’으로 불리며 도내를 비롯 전국민을 경악에 빠뜨렸다. 지난 2012년 제주 올레길에서 실종된 여성이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왔던 그 때를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당시에도 사건의 가해자가 특수강도 혐의로 복역했던 전력이 알려지면서 제2, 제3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사)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는 “제주 게스트하우스 여성 살해 사건”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내고 연일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일명 ‘제주 게스트하우스 여성 살해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도민사회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에 대한 것”이라며 “지난 1월 10일 실종신고로 접수된 이후 11일, 제주도내 모 게스트하우스 인근 폐가에서 발견된 여성 관광객 살해 사건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경찰의 초동대응에 대한 부실 수사 및 미흡한 대응 등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들의 연속‘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의 잘못된 초동 대응으로 가장 강력한 용의자를 눈 뜨고 놓친 격이라고 하겠다”며 “더구나 탐문 수사 과정에서 이미 성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 조차 인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대처로 용의자에게 수사가 시작되었다는 신호탄을 주게 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분노했다.

또 “경찰 보다 한 발 앞 선 가해자의 도피 행각은 또 한번 충격이었다. 제주도는 지리적 특성상 소위 ‘육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해 오는 ‘섬’이기도 하며, 제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육지’로 도주하면 사건 해결이 미궁으로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을 통해서 다시 한번 각인되고 있다”며 “이미 용의자는 공개 수배가 된 상태이고 시시각각 용의자의 이동 경로가 CCTV를 통해 포착되고 있으니 용의자를 체포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러나 우리는 이미 성범죄로 재판 중인 용의자에게 또 다시 ‘여성’이 범죄의 대상이 되었으며, 살해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2016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제주시청 공중화장실 사건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2018년인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들에 대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작동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한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혐오’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재수가 없었다’거나 ‘여성 혼자 여행을 간 것’으로 사건의 초점을 흐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론을 의식해 오히려 사건을 축소하려하거나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들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앤비 등 숙박 업소 운영이 비교적 자유로운 업소들의 경우 성범죄 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공간으로 외국의 경우에도 특히 에어비앤비 숙소 이용자들에 대한 성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는 특히 최근 몇몇 여행 프로그램들을 통해 여행만이 아니라 ‘한 달 살기’ 혹은 이주 등을 통한 삶을 소개하면서 제주도를 말 그대로 ‘환상의 섬’, 대한민국 누구나 ‘꿈꾸는 섬’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결국 제주도의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발생하면서 결국 제주도민들은 제주를 떠나야 살 수 있는 상황까지 몰고 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심지어 제주의 ‘삼다’가 ‘돌, 바람, 여자’가 아닌지 오래 되었으며 그 중 하나가 ‘게하(게스트하우스)’이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하면서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특히 ‘여성’들의 경우 게스트하우스 매니저나 손님 등으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 등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심지어 ‘살해’까지 이어진 사건으로 도내 숙박 업소에 대한 운영 실태 등을 통해 제주가 ‘안전 도시’로 거듭나야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사)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는 “△경찰은 초동수사에서의 미흡한 대응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 경찰은 ‘여성’ 실종사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강화하라. △제주도는 도내 숙박업소에 대한 전수 조사 및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운영자 및 직원 등 성범죄를 포함 강력 범죄 전력자 채용 등에 대해 조사하라.△제주도는 게스트하우스 등 도내 숙박업소 운영자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라. △제주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버투어리즘을 양산하고 있는 제주도 관광정책에 대한 점검과 함께 ‘범죄로부터 안전한 여행’을 위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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