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詩원한 제주인의 아침
詩원한 제주인의 아침(30)머그잔의 늦깎이 변명시/ 김소담, 시평/현달환
현달환 기자 jejuin@jejuinnews.co.kr | 승인 2018.02.11 09:52
▲ 김소담 시인 ⓒ제주인뉴스

누가 만들었을까
붓 칠만 묻혀 놓은
취객의 솜씨였을까
회전목마를 타고
시간의 굴레를 벗어던진 채
휑하니 미쳐 버린
물레의 발길질이었을까

어째든 손잡이를 받쳐 들고
커피를 담을 텅 빈 공간의 도가니로
제 운명을 타고났다고
제 몫을 다했다고
세트 잔이 싫어 머그잔으로
태어날 수밖에 없었다던
늦깎이 변명

애틋한 거짓말은 어땠을까
태어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청자 아미를 닮지는 못했어도
백자 몸통을 닮지는 못했어도
날 줄 같은 매화 가지의 총총거림
만국기처럼 나부끼던
개그와 유머의 각색인생이라도

                      - ‘김소담의 ’머그잔의 늦깎이 변명‘

날씨가 참 이상하다. 오늘 하루도 온종일 방안에 가두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세상의 일은 날씨에 따라 결정되는 게 많다.

요새는 깊다. 비가 내려도 폭우로 내리고 눈이 와도 폭설로 내리고 바람이 불어도 강풍으로 오는 그런 상황을 보면서 커피도 연한 것보다는 짙은 갈색을 부르고 있다.

머그잔에 담은 커피를 보노라면/ ‘회전목마를 타고/시간의 굴레를 벗어던진 채/휑하니 미쳐 버린/물레의 발길질이었을까‘

시나브로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떨리는 마음을 식혀본다. 촉촉하게 내려가는 머그잔속의 커피는 나를 둥둥 떠오르게 한다. [시인 현달환]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달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인터넷신문 등록 : 제주 아-01020호   |  등록일 : 2009년 3월 20일  |  창간일:2009년 4월 1일
발행인· 편집인 : 홍성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성주
주소 : (우 63131) 제주시 제원3길19-1, 302호   |  사업자등록번호 : 548-81-01209
TEL : 064-744-6669  |  긴급 : 010-6755-0406
Copyright © 2009 제주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in@jejuinnews.co.kr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