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 제한만이 결코 전부는 아니다.
통제만이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오름들은 대부분 출입통제 구역으로 제한이 되어 있다.
제주도 오름의 분포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각 지역마다 골고루 퍼져있다.
행정상의 지역적인 요소를 감안한다면 구좌 권역이 많지만 그보다는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된 이후 국공 내의 오름은 사실상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자연 보호 및 생태보존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부 개방이 된 곳을 제외하고는 탐방을 불허하고 있다.
무단출입에 대한 제제와 과태료 등 철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으나 그 허와 실에 관해서는 반드시 다시 짚어볼 일이다.

출입 통제와 관련하여서는 자연 보호를 우선으로 하면서 식생과 환경 등의 보존이 이유가 된다.
그런 때문에 탐방의 가치가 있다 할지라도 함부로 갈 수가 없는 실정이다.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를 보존하는 점에 대하여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다만 주어진 여건과 현실을 감안할 때 막연한 통제보다는 일부라도 지정된 탐방로를 정하여 출입에 제한을 둬야 한다.
축복의 섬에서 자연을 찾아 즐기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면 참으로 우스운 결과가 나온다.
오래도록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자손 대대로 물려줄 생각을 하기에는 이미 많은 시행착오가 나온 상태이다.
골프장 건설을 비롯하여 도로와 리조트 등이 들어서면서 자연이 파괴된 상황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통행이 불가한 상황이라 해도 국립공원 내에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이 말해준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진입을 하면서 길이 아닌 길들이 나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왕지사 길의 흔적이 있는 곳을 택하여 탐방을 하려 한다.
길이 없기 때문에 무작정 헤쳐나가기 나보다는 흔적을 따라 쉬운 곳을 선택하여 나아가게 된다.
자연을 즐기고 오름 탐방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결코 자연을 향해 배신행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일찍이 삼다 삼무 외에 3보 3려(寶. 麗)의 섬이라 하였다.
이는 청정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수상자원과 제주만이 독특한 사투리인 언어, 그리고 식물의 보배를 일컫는다.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지만 자연은 우리의 터전이면서 축복의 섬이 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
우리는 이 자연 속의 오름을 관리하고 보존을 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다.
그런 만큼 오름을 즐길 권리도 있다.
조건이 있다면 정해진 탐방로를 이용하여야 한다는 의무감 외에 특별한 점은 없다.
쓰레기 투기나 화기 이용 등은 먼 옛날의 일이고 오늘날 자연을 찾는 사람들은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오르미들은 서로가 단속요원이 되고 선도 역할을 할 것이며 자연에 역행을 하는 행위를 자제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라산 기슭과 오름 주변은 많은 변화가 일어나 상태이다.
일찍이 36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천연 섬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발표를 했었지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식생의 조건이 어려워져버린 상태이다.
그러는 사이 조릿대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는 자연 지대를 잠식해버린 상태이다.
조릿대가 뿌리를 내린 이상 다른 식물이 얼씬 거리기는 거의 힘들다.
여러 잡목들이 깊은 숲을 이루고 있지만 그 아래에는 실제 조릿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조릿대의 천적이 없는 데다 번식은 활기를 치는 만큼 그 틈을 이용해서라도 일부 탐방로를 만들어준다면 어떨까.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은 자연의 파괴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일부 오름만이라도 드나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절대 조건부가 되어야 한다.
탐방로만을 이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야영이나 취사 금지는 물론 화기는 아예 몸에 지니지 말아야 한다.
우선은 식생이나 자연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몇 곳이라도 탐방로를 지정하여 자연을 누릴 권리를 부여해야 맞다.

제주도는 오름의 왕국이다.
이 섬에 오름들이 없다고 상상을 해보라.
밋밋한 대지에 빌딩 숲들이 자리할 테고 콘크리트와 자동차가 주인공이 되는 서투른 그림들이 펼쳐질 게 아니겠는가.
메마르고 건조하며 더러 빡빡한 도심이 된 채 문명의 이기만이 흔들거리게 될 것이다.
제주도의 오름은 자연이 선물한 보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자연을 찾고 제주의 오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자연을 향한 공공의 적이 될 수는 없다.
그들 역시 보존과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완전 통제는 무의미하다.
일부라도 개방을 하여 자연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존의 의무만큼 누릴 권리도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사라오름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사라오름은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고 한동안 출입이 통제되었던 오름이다.
그러다가 16년 만인 지난 2010년에 재개방을 하였다.
당시나 지금까지 사라오름 산책로의 전반적인 구성은 운치 있게 되어 있고 잘 관리가 되고 있다.
국공 내의 걸쭉한 오름들이 아직껏 통제가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라오름은 대단한 결정인 셈이다.
주변 경관이 뛰어난 데다 산정화구호의 특별한 점 등을 고려하여 지난 2011년 명승 83호로 지정됐다. ​

흙붉은오름과 돌오름의 경우 탐방로를 개설하여 한시적으로나마 출입을 허락해도 무난한 곳이다.
진입 과정이나 주변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이렇다 할 문제점이 없다.
붉은오름 정상부가 스코리어(송이)에 의하여 식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람들이 출입과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안전과 관련해서도 스스로가 주의만 하면 된다.
이곳 역시 진입로가 여기저기에 나 있으며 현재도 무단으로 탐방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을 향한 그리움에 찾아 나서는 이들을 향한 제제만이 정답은 아니다.

흙붉은오름에서 바라본 돌오름(위) 과 흙붉은오름(아래)

이스렁과 어스렁(오름) 또한 개방을 해도 무난한 오름이다.
여러 방향에서 진입을 하는 때문에 이 주변은 탐방로가 여러 곳으로 연계가 된다.
한두 곳을 정하여 탐방을 할 수 있도록 정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쳇망오름

단지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했다는 것이 출입 제한의 이유가 될 뿐이다.
진입로가 여러 갈래이며 큰 어려움이 없어 탐방로가 개설되면 환경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변의 식생이나 자연 보호와도 별 어려움이 없으며 일대를 연계하는 탐방을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볼레오름

단순하게 화산체라는 점을 떠나서 제주 4.3과도 관련이 있는 오름이다.
제주의 역사와 세월을 짊어진 자연을 함께 보고 느끼게 되는 곳으로서 국공 내에 위치한 때문에 출입이 불가하다.
산 체의 특성이나 환경을 관찰하기보다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개방이 되어야 한다.
접근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일정 구역만 지정해서 탐방을 할 수 있게 하면 좋다.

현재 제주의 환경 파괴범은 조릿대이다.
한라산 기슭을 중심으로 오름 주변 등은 조릿대가 아우성이다.
한라산 일대를 점령한 조릿대는 이제 골칫거리의 한계를 넘어섰다.
처방이나 대처를 하기에는 너무 턱없이 부족하고 난관이다.
그리고
이미 늦었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 것인가.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조릿대왓에는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이 뚜렷하게 난 곳도 있다.
이런 곳을 활용하여 일부 구간이라도 탐방을 허용하면 어떨까.
 

당연히 국공 내 전 오름을 개방하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환경적인 요소와 보존과 실태 등을 감안하여 일부 오름이라도 허락을 했으면 하는 취지이다.
보존을 위하여 지켜야 할 의무와 더불어 자연이 내려준 곳을 찾을 권리도 함께 누릴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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