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귀도 지질공원 탐방기

제주 본도 연안의 유인도는 우도, 마라도, 가파도, 비양도를 포함하여 네 곳이다.행정상 제주특별자치도에 포함이 되는 유인도는 더 있으나 그 외는 추자 권역에 있다.과거에는 범섬이나 차귀도 등도 유인도였으나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고 있다.차귀도의 경우 1970년대 소개령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본도로 떠나와서 무인도가 되었다.

이 섬은 제주 본도 연안의 무인도 중에는 가장 크다. 차귀도는 본섬이라 할 수 있는 죽도를 비롯하여 와도와 지실이 섬 등 세 곳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밖의 작은 부속 섬들이 있다차귀도를 대표하는 섬은 죽도이며 섬에 대나무(竹)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었는데 일제 강점기 이후 차귀도로 부르고 있다.

죽도는 수월봉 엉알길을 비롯하여 당산봉 트레일과 함께 수월봉 지질 트레일 코스에 포함이 된 곳이다.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나 지리 트레일 코스에 포함을 하면서 특별히 개방이 된 섬이다.제주의 네 개 유인도 섬 여행 외에 무인도 탐방이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곳은 차귀도가 유일하며 이 중 죽도에 상륙을 하게 된다.볼거리와 느낄 거리가 넘쳐나는 죽도 여행은 제주에서 이색적인 추억이 탄생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특별히 높게 솟은 봉우리는 없지만 죽도 역시 오름에 포함이 되는 소화산체이다.따라서 죽도를 둘러보는 동안에는 지질공원 탐방 코스를 따르는 도보여행 외에도 오름 탐방의 묘미도 느끼게 된다.

섬의 이름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중국 송나라 푸저우[福州] 사람 호종단(胡宗旦)이 이 섬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을 하였다.이런 연유로 섬의 지맥과 수맥을 모조리 끊은 뒤 고산 앞바다로 돌아가는 길에 날쌘 매를 만났는데,매가 돛대 위에 앉자 별안간 돌풍이 일어 배가 가라앉았다. 이 매가 바로 한라산의 수호신이고 지맥을 끊은 호종단이 돌아가는 것[歸]을 막았다[遮] 하여, 대섬(죽도)과 지실이 섬을 합쳐서 차귀도라 불렀다고 전한다. 

차귀도 섬 탐방은 속칭 자구내 포구라 불리는 선착장에 출발을 하고 있다.전형적인 제주의 어촌 포구를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대합실에서 매표를 하고서 승선을 하게 되는데 특별한 사항은 배낭 등 큰 짐은 갖고 갈 수가 없으며 보관을 해야 한다.객관적인 공지가 미흡한 때문인지 탐방객들로서는 다소 당황을 하게 될 것 같다.아마도 현지에서 마실 모드를 예방하고 죽도 내의 식물 채취 등을 막으려는 의도가 포함이 된 때문이다. 

죽도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5분 남짓하다. 배 멀미를 할 겨를조차 없이 빠르게 운항을 하고  도착이 이뤄지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가 없다.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가는 동안에 주변 섬 등을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목적지인 죽도 입구에 도착이 된다.트레일 코스에 포함이 되면서 간이 선착장이 만들어졌으며 입구 주변은 화산 섬으로서의 볼품을 갖춰진 모습이 역력히 나타난다.

현장에 도착을 하고 탐방을 시작하게 되는데 소요 시간은 60분 정도이다.선장님은 다음 리턴 선편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데 급하게 서둘지 않아도 충분히 둘러볼 수가 있다.초입지를 따라 오른다.근년에 코스가 만들어졌지만 이미 드나든 사람들이 많은 탓에 길이 선명하게 나 있다.대나무가 많은 곳이라고는 하나 이와 더불어 시누대와 조릿대도 자생하고 있으며 억새 군락지도 있다.

조금 올라가면 폐허가 된 건물 흔적이 보인다.원래 사람이 살았던 집터로서 돌가 시멘트를 이용한 가옥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전하는 바로는 죽도의 유일한 상점으로서 술을 팔았던 건물로 알려졌다.

섬 속의 섬인데다 연중 계절풍이 부는 곳이다.풍속은 세지 않지만 간간이 억새들이 흩날리는 모습이 확인될 정도이다.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드리운 모습과 조화를 이루니 풍경 놀이에 그만이다. 

현재 트레일 코스로 지정이 된 죽도의 거리는 약 1.5km이다.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며 정해진 코스를 따라서 천천히 걷는다 해도 60분 정도면 충분하다.억새와 조릿대가 대부분을 차지한 등성은 어느 곳으로 향하던지 진행이 가능해 보이지만 트레일 코스를 따르는 자체가 좋다.친환경 매트는 고사하고 그 흔한 타이어 매트조차 안 깔렸고 자연 그대로의 길을 가는 느낌이 좋다.개방 원년에 비하여 길은 더 단단하고 약간은 넓혀진 것으로 봐서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설화 속의 주인공인 설문대 할망은 5백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이들은 영실 일대에 있다.그중 유일하게 막내아들만 이곳 차귀도 해안에 유일하게 있으며 막내 바위나 장군 바위라고 부른다.이 장군바위는 송이를 분출한 화산활동 때 화도(火道)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되지 않고 그대로 굳어져 암석이 된 것이다.가파른 경사를 이룬 한 쪽은 송이 언덕이라 부른다.붉은색으로 눈에 띄는데 화산 활동으로 인한 흔적임을 한눈에 알 수가 있다.송이 언덕과 장군바위 너머로는 지실이 섬이 있으며 독수리 바위라고도 부른다.

송이 언덕 앞에는 쌍둥이 바위가 있다.나란히 있는 모습에서 명칭이 붙었고 기암 절경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섬의 중앙은 큰 경사가 없이 평원처럼 이뤄졌으나 해안과 마주하는 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죽도를 중심으로 하는 연안은 물 흐름 상태가 좋아서 연중 깨끗한 모습으로 만날 수가 있다.그러면서도 물살이 센 때문에 동적인 광경을 가까이서 볼 수가 있다.날씨 상태로 인하여 다소 느낌이 달라질 수 있으나 청정 바다의 모습도 확인된다.

해안 절벽 가까운 곳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죽도의 주봉으로 향한다.비고(高)를 두고서 주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등대가 있어서 그 구실을 하는 셈이다.등대가 보이는 곳으로 향하는 길은 약간의 경사가 이어지지만 죽도는 빠른 걸음을 원치 않는다.서너 걸음을 옮길 때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 차귀도

등대.죽도의 북동 등성에 있으며 이 섬의 주봉으로서 이 봉우리를 볼래기동산이라고 부른다.등대를 만들 때 돌과 자재를 직접 들고 언덕을 올랐으며 이때 숨을 볼락볼락(제주 방언/가쁜 숨소리) 쉬었다고 해서 붙었다.지난 1950년대에 고산리 주민들이 손수 만든 무인등대이며,지금까지도 살아있는 등대로서 자동적으로 어둠을 감지하고서 불을 밝힌다고 한다.

등대 아래 털썩 주저앉은 채 동부권으로 눈길을 돌리니 신창 해안 일대와 멀리 비양도까지 눈에 들어온다.썩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그림에 담긴 모습들만으로도 만족을 느꼈다.풍력발전기들이 여유롭게 돌아가고 한가로운 어촌 마을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바다와 하늘은 단색으로 이어지지만 그 틈이 허전한지 구름이 치장을 하여 분위기를 돋우었다.

나란히 이어지는 또 하나의 봉우리이다.거칠고 질서 없이 등성을 차지한 억새 물결이 더러 방해를 하지만 올라가는데 별문제는 없다.봄에서 여름으로 이어지는 시기에는 여러 야생화를 볼 수가 있으며 약초와 산딸기 등도 볼 수가 있다.

섬의 둘레를 따라서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중앙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서 원점으로 가게 된다.마무리 지점에서 다시 만나는 죽도의 등대와 평원은 한가롭고 평화스럽다.화산 섬으로서의 거친 면보다는 부드러움과 온유함으로 펼쳐진 세상이다.

죽도 탐방이 끝나면 왕복으로 이용하는 보트를 타고서 차귀도 일대의 섬 탐방이 더해진다. 독수리 섬과 장군석, 쌍둥이 바위 등을 만나는 동안 선장님의 구수한 입담과 더불어 특별한 섬 주변 탐방이 이어진다.이날은 물살이 센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은 그 과정을 축소 한 건지 지실이 섬 옆까지만 운항을 했다.

차귀도는 와도. 지실이. 죽도를 합하여 부르는 명칭이다.이 중 지실이 바위의 형세는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모형으로 나타난다.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섬임은 너무나 당연하다.고속 보트는 정확히 독수리의 부위가 보이는 옆까지 갔다가 우회를 했다.

아름다운 섬이다.섬이 작다고 해서 풍경도 작을 수는 없다. 한 번의 방문으로 큰 비경과 느낌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보따리를 넓게 펼치면 많은 추억을 담을 수 있다.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 이동성을 감안해야 하지만 연계하는 여정으로 무난한 편이다.수월봉과 엉알길을 비롯하여 자구내 풍경이 있으며 당산봉과 생이기정길이 기다려준다.특히나 생이기정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과 해안의 풍경을 동시에 보고 느낄 수 있는 명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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